이 감동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간다면... 한.일 평화 오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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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9.02.12 조회5,664회 댓글0건본문
이 감동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간다면…한·일 평화 오지 않을까요? | ||||||||||||||||||||||||
큰들 - 로온 사물놀이 교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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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문화 교류는 계속된다. 지난 10일 밤 9시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 큰들문화예술센터 연습실. 일본인들이 웅성거리며 사물놀이할 때 입는 평복을 매만지고 있다. 평복 위에 두르는 삼색 띠도 고이 접어 단단히 맸다. 일노동자음악감상회 '로온' 2006년부터 매년 큰들 찾아 예술 교육 통해 소통·교류
큰들 전민규 대표는 "생각보다 훨씬 실력이 늘었다. 사실, 우리 가운데 로온 회원보다 못 치는 단원도 있다"면서 "야~ 이러다 우리 밥그릇 뺏기겠다!"며 너스레웃음을 지었다. 북을 맡았던 오타가키 마미(49) 씨는 "이번 경험으로 큰 기쁨을 얻었다. 다음 세대까지 이 마음을 전해주면 평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인 츠쿠타니 수가오(32) 씨는 "지난번 학생들에게 '아리랑' CD를 틀어줬는데, 이제는 직접 장구를 치고 노래까지 부르며 들려줄 수 있다"고 기뻐했다. 로온 회원들은 '예술 교육을 통한 한일 문화교류'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사물놀이 교실에 참여하고자 2006년부터 매해 한두 차례 큰들을 찾고 있다. 2005년 광주 광복절 행사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그간 잦은 교류로 이젠 소통도 익숙하게 한다고 한다. 짧은 일본어나 우리말을 정답게 주고받았다. 마지막에는 일본가요 '친구여'도 함께 불렀다. 로온은 50여 지부를 둔 단체다. 이번에 참가한 9명은 효고현 히메지·시소·가고가와 등 3개 도시에서 왔다. 이날 발표회에 앞서 로온은 일본 민속공연 '소란부시', 큰들은 우리 민속놀이 '지신밟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사천큰들 옆 마을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여해 지신밟기 등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어우러지기도 했다.
큰들 진은주 홍보실장은 "일제강점기 억압으로 소멸한 전통이 마을마다 되살아나는 현장에 일본인도 함께 했다는 게 남다른 의미다"고 했다. 큰들과 로온의 교류는 창작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로온은 내년 55주년 기념공연을 일본에서 큰들의 공연 형식을 빌려 꾸민다. 큰들의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획 마당극 <유월의 꽃이 피었습니다>를 회원들이 직접 출연해 펼치고, 130명 사물놀이도 선보이는 것이다. 다음 달에는 이번에 큰들을 찾아 풍물을 익힌 로온 회원들이 주축이 돼서 일본 4개 도시에서 사물놀이반을 개강하기도 한다. 큰들은 진주성 전투를 배경으로 민초의 삶을 이야기하는 창작 마당극과 내년 3~4월 일본 40개 도시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