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감동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간다면... 한.일 평화 오지 않을까요? > 국제교류


공연 및 활동

국제교류

국제교류

이 감동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간다면... 한.일 평화 오지 않을까요?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남도민일보 작성일2009.02.12 조회5,664회 댓글0건

본문

이 감동 다음 세대까지 이어 간다면…한·일 평화 오지 않을까요?
큰들 - 로온 사물놀이 교실
2009년 02월 12일 (목) 이동욱 기자 ldo32@idomin.com

한일 문화 교류는 계속된다. 지난 10일 밤 9시 사천시 곤명면 작팔리 큰들문화예술센터 연습실. 일본인들이 웅성거리며 사물놀이할 때 입는 평복을 매만지고 있다. 평복 위에 두르는 삼색 띠도 고이 접어 단단히 맸다.

사물놀이를 배우고자 한국에 온 일본노동자음악감상회(로온, 勞音) 회원들이다. 연습실 한편엔 매일 오전 9시부터 밤 11시까지 4박 5일 일정을 빼곡히 적은 시간표도 붙었다.

일노동자음악감상회 '로온' 2006년부터 매년 큰들 찾아 예술 교육 통해 소통·교류

회원들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큰들 단원들과 동고동락하며 배운 꽹과리, 북, 장구, 징을 들었다. 곧 펼쳐질 단출한 발표회를 위해서다. 30명 정도 큰들 단원들도 '이제 실력이 얼마만큼 될까?' 하고 궁금해 하며 로온 회원과 마주 앉았다.

일본 회원들은 발표회에서 '아리랑' '진도아리랑'을 우리말로 불렀다. 이어진 사물놀이는 교감, 그 자체였다. 가락이 울려 퍼지자 지켜보던 이들 사이에서 한일 구분 없이 '얼씨구! 절씨구!' '잘한다' '와~' 추임새와 탄성이 잇따랐다. 연주자들의 몸은 들썩이고, 표정은 밝고 진지했다. 자진모리, 휘모리, 길군악 등을 들려주며 '아름다운 사람 큰들이여! 믿음으로 하나 되어 평화세상 꽃피우세!'라는 사설(아니리)도 읊었다.

   
 
  '로온' 회원들이 나흘동안 연습했던 사물놀이를 선보이고 있다.  
 
큰들 단원들은 로온의 발표 공연에 조금은 다른 사물놀이로 화답했다. 긴 시간 연주로 땀을 쏟아내는 열의에 로온 회원들은 놀랐다.

큰들 전민규 대표는 "생각보다 훨씬 실력이 늘었다. 사실, 우리 가운데 로온 회원보다 못 치는 단원도 있다"면서 "야~ 이러다 우리 밥그릇 뺏기겠다!"며 너스레웃음을 지었다.

북을 맡았던 오타가키 마미(49) 씨는 "이번 경험으로 큰 기쁨을 얻었다. 다음 세대까지 이 마음을 전해주면 평화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초등학교 교사인 츠쿠타니 수가오(32) 씨는 "지난번 학생들에게 '아리랑' CD를 틀어줬는데, 이제는 직접 장구를 치고 노래까지 부르며 들려줄 수 있다"고 기뻐했다.

로온 회원들은 '예술 교육을 통한 한일 문화교류'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사물놀이 교실에 참여하고자 2006년부터 매해 한두 차례 큰들을 찾고 있다. 2005년 광주 광복절 행사에서 처음 만난 이들은 그간 잦은 교류로 이젠 소통도 익숙하게 한다고 한다. 짧은 일본어나 우리말을 정답게 주고받았다. 마지막에는 일본가요 '친구여'도 함께 불렀다.

로온은 50여 지부를 둔 단체다. 이번에 참가한 9명은 효고현 히메지·시소·가고가와 등 3개 도시에서 왔다. 이날 발표회에 앞서 로온은 일본 민속공연 '소란부시', 큰들은 우리 민속놀이 '지신밟기'를 보여줬다고 했다. 사천큰들 옆 마을 정월 대보름 달집태우기 행사에 참여해 지신밟기 등으로 동네 어르신들과 어우러지기도 했다.

   
 
  '로온' 회원들과 큰들 단원들이 일본가요 '친구여'를 함께 부르고 있다.  
 
무대와 객석의 경계선이 없는 형태는 첫경험(?)이었다. 우에다 카오루(51) 씨는 "지신밟기는 내 인생을 바꿔버렸다. 어르신이 막걸리를 따라줬는데, 거절 못 하고 계속 먹었다"며 "타국의 풍습을 즐기는 것도 인생의 큰 즐거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큰들 진은주 홍보실장은 "일제강점기 억압으로 소멸한 전통이 마을마다 되살아나는 현장에 일본인도 함께 했다는 게 남다른 의미다"고 했다.

큰들과 로온의 교류는 창작의 결실로 이어지고 있다. 로온은 내년 55주년 기념공연을 일본에서 큰들의 공연 형식을 빌려 꾸민다. 큰들의 6·10 민주항쟁 20주년 기획 마당극 <유월의 꽃이 피었습니다>를 회원들이 직접 출연해 펼치고, 130명 사물놀이도 선보이는 것이다.

다음 달에는 이번에 큰들을 찾아 풍물을 익힌 로온 회원들이 주축이 돼서 일본 4개 도시에서 사물놀이반을 개강하기도 한다.

큰들은 진주성 전투를 배경으로 민초의 삶을 이야기하는 창작 마당극과 내년 3~4월 일본 40개 도시 순회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예술공동체 큰들

큰들문화예술센터


(52210) 경남 산청군 산청읍 물안실로 478-119. 1층 (큰들마당극마을)

TEL055-852-6507FAX055-974-0803E-MAILonekoreaart@hanmail.net
사업자 번호315-82-76897

Copyright ⓒ Keundeu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