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을 뚫고 날으는 마당극<허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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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햇살 작성일2014.09.27 조회3,214회 댓글3건본문
날으고..
날으고..
또 날으고..
또 또 날으는 마당극<허준>!!
복권기금문화나눔사업의 도움으로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태풍 풍웡을 요리저리 잘 피해가며
경남 창녕읍 주공아파트, 인천 만수7단지 주공아파트, 충남공주 옥룡주공아파트에서 날아다녔습니다.
같은 작품을 공연함에도 불구하고
공연 때마다 달라지는 배우들의 표정, 느낌,
그리고 관객들의 웃음을 보면서 다시한번 느끼는
순간 존재하는 예술의 짜릿함과 소중함!
그날 그 관객들과 교감하면서 그 순간 이뤄지는 장면,
바로 그 순간에만 존재하는 배우의 몰입된 연기,
딱 그 순간에만 이뤄지는 배우와 배우간의 절묘한 호흡,
그날 관객끼리의 공감, 공연장소, 날씨, 계절, 시간..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이 공연은
이 순간이 사라지면 다시는 할 수 없는 공연이라는 깨달음은
지금 내가 만나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도,
지금 내가 보내고 있는 이 시간에 대해서도,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곳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드네요.
이 분들은 극단에게 라면 할아버지, 할머니로 기억되는 분들!
2009년 마당극<여의와 황세>로 찾아온 적이 있었던 공주 옥룡주공아파트.
날씨가 조금 쌀랑했던 그 때
공연을 마치고 짐을 챙기는 우리에게 베란다에서 고개를 쑥 내미시더니
“라면 끓였으니 먹고가~”하시던 할머니.
곧이어 할아버지가 보글보글 맛있게 끓인 라면과
잘 익은 김치를 손수 들고 오셨었지요.
지금까지 먹었던 라면 중에 가장 맛있는 라면이었다고
이후로도 가끔 이야기를 하곤 했었는데
그 노부부께서 5년이 지난 이번 공연 때도 저희를 기억해주면서
라면 10봉지를 내미시네요.
“이번엔 끓여주지 못해서 미안혀. 휴게소 가서라도 끓여 먹어.”
경상도로, 인천으로, 충청도로 오가는 사이 가을 구경 실컷하고,
공연하면서 박수받고, 웃음에너지 듬뿍 받고,
너무 잘봤다며 꼬부랑 허리 더 숙이시는 어르신들 인사 받고,
오며 가며 그간 못봤던 큰들 지인들 반가운 얼굴도 보고,
인정 담뿍 담긴 라면까지 받고..
참 뿌듯하고 감사한 공연이었습니다!!
댓글목록
바로님의 댓글
바로 작성일
2박3일 이상 긴 시간 공연 투어를 다녀오면
이런 공연 뒷 이야기 늘 감동을 주곤합니다.
10월 한달 공연 일정을 보면
배우들 몸 생각에 걱정이 먼저 앞서지만
관객을 만날수 있고, 무대를 펼칠수 있다는 행복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느끼게 해주네요^^
사무실님의 댓글
사무실 작성일
일년중 극단이 가장 바쁜 계절인 가을입니다.
아마도 극단은 단풍구경을 몇년동안 공연 오가는 차안에서 했을것 같네요.
한번쯤 직접 단풍속으로 걸어들어 가봤으면 좋겠는데 올해도 역시나.....
그런 극단을 공연 떠나 보낼 때면 늘 마음 한켠이 아스라해집니다.
마지막줄 '참 뿌듯하고 감사한 공연'이라는 말이 참말로 감사합니다. 힘이납니다. 자랑스럽습니다!!!!
지기님의 댓글
지기 작성일
따.뜻.합.니.다. ^^
글도, 사연도~
참으로 좋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