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제주도 주교님,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님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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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밀양과원전 작성일2013.10.21 조회3,580회 댓글0건본문
강우일 주교
“원전은 배수구 없는 화장실”
<생활성서> 인터뷰에서 신자들에게 사회 참여와 연대 호소
한상봉 기자 | isu@catholicnews.co.kr
강우일 주교(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제주교구장)가 월간지 <생활성서> 11월호에 실린 인터뷰에서 밀양 송전탑과 국정원 문제 등을 거론하며, 신자들의 참여를 촉구했다.
강우일 주교는 밀양 송전탑 문제에 대해 “팔순의 노구를 이끌고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온몸을 내던지는 밀양 사태는 경제적인 문제만이 아니다”라며, “그분들의 삶의 그루터기를 잘라버리는 것”이며 “인간의 기본적인 권리를 다수의 이름으로 완전히 무시하는 이 사태를 보면서, 근원적으로 정부가 인간에 대한 경외심을 가지고 있는지 묻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송전탑 문제는 “대도시 주민들의 풍요로운 삶을 위하여 소수 농촌 사람들의 인생을 빼앗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원전은 배수구 없는 화장실”이라며, 그 오물이 인간의 유전자를 파괴하고 세포를 기형으로 만들지만, 지금 인간의 기술로는 그것을 처리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이것은 우리의 욕심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욕심을 줄이고 소비를 줄이면 인간도 살고 자연도 살고 하느님이 태초에 창조하신 창조의 조화를 회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의 대선 개입 사건과 천주교 사제들의 시국선언에 대해서는 “그동안 우리는 어려운 고통의 과정을 겪으면서 민주화의 목표를 단계적으로 이루어왔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역사의 흐름을 되돌려놓으며 뒷걸음치는 게 아닌가, 이래선 안 된다는 공통된 깨달음이 있기에 모든 교구의 신부님들이 일어나서 백성들의 진실된 인식과 이해를 촉구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런 (사제들의) 일사불란한 의사표현은 영혼의 밑바닥에서 끓어오르는 분노와 정의감이 작용한 것”이며 “결국 성경의 가르침에 입각한 것이고, 성령께서 불을 지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우일 주교는 “하느님 백성인 우리 신자들도 이런 성령의 움직이심에 잘 귀 기울였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신부님들은 그런대로 복음적인 명령, 가치를 실천하려고 굉장히 노력을 하고 있지요. 우리 신자 분들도 예수님의 말씀과 명령을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 자꾸 배우고 생각하셔야 합니다.”
강우일 주교는 이를 위해 ‘사회교리’를 강조하며 “세례를 받았다고 교리를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신자들이 사회교리를 공부해야 하고, 개개인의 힘만으로는 사회를 바꾸지 못하므로 ‘연대’가 필요하다면서 “연대해서 신부님들에게도 힘을 드리고 고통 받는 사람들에게도 힘을 드리는 것이 중요한 몫”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자들에게 사회교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한 성직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덧붙였다.
세례와 전례 참여만으로 신자 생활 충분치 않아
“사랑과 정의는 항상 함께”… 사회교리 공부하고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연대해야
강 주교는, 예수의 가르침을 모르고, 역대 교황들과 공의회의 가르침을 잘 모르기 때문에 항간에 ‘사제들은 정치에 대해 말해선 안 된다. 교회는 국가의 일에 관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며 “막연한 정교분리의 원칙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예수님도 결국은 그 시대에 국가반란죄, 역모죄로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면서 “예수님은 실제적으로 정치운동을 하신 건 아니지만 예수님이 하신 말씀과 행동 전체가 정치적으로 해석돼 결국 역모죄로 몰린 것”이라는 설명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선량한 그리스도교 신자는 할 수 있는 방식으로 정치에 참여하면서 그들이 잘 통치하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나아가 “정치는 공동선을 위한 사랑의 가장 높은 형태들 중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강우일 주교는 이 말을 “성당 안 전례에만 머물지 말고 믿는 것을 생활 속에서 실천하라는 것”이라며, “결국 바깥 세상에 잘못된 것은 잘못되었다고 얘기하고 그것을 바로잡으려는 노력을 하라는 얘기”라고 전했다.
덧붙여 강 주교는 예수의 가르침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는 것인데, “내 가까운 사람, 내 형제, 내 가족들만 사랑하는 사랑이 아니라,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을 향한 사랑”이라며 “사랑과 정의는 항상 함께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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