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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내실 작성일2011.10.14 조회3,904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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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구’ 심형래의 추락…이유 있었네
무비위크|
입력 2011.09.16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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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형래 감독 파문
영구의 추락엔 이유가 있다


지난 9월 2일 영구아트무비 직원들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심형래 감독을 둘러싼 항간의 소문에 대해 폭로했다. 직원 임금 체불, 정·관계 로비, 횡령 및 도박설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에 대해 낱낱이 공개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들은 "진실을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들이 언급한 '진실'은 무엇일까?
심형래 감독은 영구아트무비 직원 43명의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지난 8월 19일 고용노동부 서울남부지청에서 조사를 받고 관련 내용에 대해 대부분 시인했다고 알려졌다.

또 서울 강서구 오곡동 영구아트무비 건물은 지난 7월 11일 서울남부지방법원의 임의 경매 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압류가 결정된 상태다. 사실상 폐업과 다름없다. 영화계에서 제작사가 간판을 내리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냉혹한 시장에서 영화가 수익을 내기란 가뭄에 콩 나듯 어렵다는 건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 그만큼 영화 산업계는 '고위험 고수익'(High Risk, High Return)이라는 투자심리 때문에 부침이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런 상황에서 영화 투자는 그만큼 신중하고 엄격해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다.

더군다나 국고 지원이라면 더 체계적인 안전망을 갖춘 구조 안에서 결정돼야 할 사안이다. 문제는 작금의 '심형래 파문'이 일어난 원인이 단순히 한 개인의 도덕적 결함을 넘어서, '글로벌 문화 수출'이라는 명분에 맹목적으로 매달린 우리 영화 산업의 구조적인 패착에서 비롯됐다는 점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심형래 신화'라는 거대한 판타지에 가려졌던 초라한 실상이 이제야 실체를 드러낸 꼴이다.

#심형래, 국고는 나의 힘?

심형래 감독은 김대중 정부 시절 추진됐던 '제2건국 운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신지식인 운동'에서 '신지식인 1호'로 선정됐다. 한국형 SF 장르를 개척했다는 이유였다. "못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안 해서 못하는 것"이라는 심형래 감독의 '어록'은 비단 영화를 만드는 사람뿐 아니라,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했던 모든 이에게 "우리도 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였다.

국가로부터 공식적인 '능력'을 인정받은 심형래 감독은 이때부터 관공서와 기업을 드나들며 숱한 강연을 하면서 본격적으로 정·재계 인맥을 넓혀갔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영화계와는 자연스럽게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코미디언 출신이 영화를 만들기 때문에 "충무로에 소외감을 느낀다"는 심형래 감독의 발언은 이런 배경을 두고 한 말이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의 정·재계 인맥은 그의 영화 제작에 큰 도움이 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지난 2009년 'OSMU(One Source Multi Use) 킬러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을 통해 영구아트무비에 국고보조금 12억 원을 지원했다. 영화계 한 관계자는 "이재웅 한국콘텐츠진흥원장이 주도적으로 지원에 나섰을 만큼, 심형래 감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정부 출연 기관인 한국무역보험공사(과거 한국수출보험공사)는 < 라스트 갓 파더 > (2010) 제작을 앞두고 영구아트무비 측과 문화수출보험과 관련된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140억 원 상당의 보험을 제공하는 지원 사업을 한 적이 있다.

이 보험은 < 라스트 갓 파더 > 가 개봉한 뒤 제작비를 회수하지 못할 경우 제작비의 70퍼센트를 보험료로 충당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영구아트무비의 한 직원은 "당시 수출보험공사 대표이사로 있던 분이 기존 MOU 관련 법률을 바꿔가면서 지원에 힘썼다"고 밝혔다. 심형래 감독은 충무로에서는 '소외' 됐었지만, 정·관계에서는 '마당발'이었던 셈이다.

#과대포장이 부른 부작용

이처럼 심형래 감독이 막대한 국고를 등에 업고 영화 제작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계 시장 진출'이라는 허울을 쫒아가는 지원 제도의 안일하고 부실한 체계에서 비롯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문화 콘텐츠 해외 진출'이라는 그럴싸한 명분이 국고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인 것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 < 디 워 > 의 성공 후 심형래 감독이 할리우드를 개척하고, 문화 콘텐츠의 해외 진출을 주도한 상징적인 인물로 조명받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그를 개선장군처럼 지나치게 추앙하는 분위기로 쏠린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한 번의 성공 사례만을 갖고 사회적으로 영웅 대접을 하고, 산업 안에서도 선망의 대상으로 삼은 '냄비 근성'이 그를 벼랑으로 몰아세웠다는 것이다. 이어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회적으로 나타난 현상 중의 하나가 기업에서 모험적인 투자를 꺼린다는 점인데, 심형래 감독의 < 디 워 > 는 그런 분위기를 불식시킬 수 있는 도전의식이 돋보였던 경우였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최근 심형래 감독을 둘러싼 의혹들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그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될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심형래 감독을 향한 대중의 과도한 기대심리가 허상을 만들었다는 시각도 있다. 조희문 교수(인하대 연극영화과)는 "사회적으로 모험과 도전에 대한 갈망이 있었을 때, 심형래 감독이 자신의 인생을 건 영화를 들고 등장한 건 의미 있는 일"이었다면서, "지나치게 성과 위주로만 그를 바라보다 보니 그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또 "심형래라는 가능성이 이렇게 무너지면 한국 영화 산업에도 타격이 있을 것이다. 그의 개인적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지금까지 그가 시도했던 도전과 이룩한 성과들이 과소평가되거나 그를 바라보는 시선이 냉소적으로만 바뀌게 될까 우려스럽다"고 전했다.

#검증된 지원 제도 절실

심형래 감독을 둘러싼 많은 의혹 중에서 국고 지원 부분은 엄격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충무로에서 영화 만들기란 하늘의 별 따기'라고 표현한 어느 영화인의 말마따나 영화 제작에 필요한 '투자'를 받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심형래 감독이 뉴 프로젝트에 수십억 원에 이르는 국고를 지원받을 때, 오랫동안 영화를 만들어 왔지만 지원 순위에선 밀려야 했던 제작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컸을 것이다. 문제는 심형래 감독이 만든 작품의 완성도다. 해외 시장을 겨냥한 의도는 좋았지만, 막상 해외에서 뚜껑을 열었을 때 현지 반응은 시큰둥했다.

< 라스트 갓 파더 > 는 지난 4월 미국 개봉 당시 2개 도시에서 58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것이 고작. 한국의 기대와 달리 현지에서 외면받았다. < 디 워 > 때에 비해서도 개봉관이 현저히 줄어든 상황이다. 물론 한 영화의 완성도를 시나리오 단계에서 정확하게 평가할 수는 없지만, 흥행 가능성에 대해 다각적인 평가가 필요하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특히 심형래 감독은 < 라스트 갓 파더 > 의 제작, 연출, 각본, 연기 1인 4역을 맡아 연출에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그를 잘 아는 지인들은 그에게 "영화 연출과 회사 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자주 주문했다"고 하지만, 그의 '고집'을 꺾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이런 일인 다역 체제는 영화의 완성도에 빈틈을 만드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검증되지 않은 시나리오에 대한 과도한 평가, 하나의 성과에 도취된 일부 기관의 맹목적인 지원이 직접적으로 화를 키우지는 않았지만, '심형래 사태'의 단초가 됐다는 것이다.

최진욱 영화산업노동조합 위원장은 "하나의 < 디 워 > 를 만드는 것보다 열 개의 < 디 워 > 가 나올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중요하다"며 "우리나라 지원 제도는 일단 하나가 성공하면 거기에만 집중하는 방만한 지원을 하는 게 문제"라고 꼬집었다. 또 김조광수 청년필름 대표는 "이번 사태는 '심형래'라는 신화 창조가 낳은 부작용이다. 하지만 이것이 충무로의 문제를 드러낸 건 아니다"라며 "분명 그의 도전은 높이 평가할 가치가 있다. 그가 이렇게 주저앉으면 한국 영화계에도 마이너스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영화 한 편이 흥할 수도 있고, 때로는 망할 수도 있다. 제작사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고심 끝에 문을 닫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 파문은 개인의 책임을 묻는 것과 함께 원인이 된 환경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가능성 있는 영화를 뒷받침할 투자와 지원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반드시 체계적이고 공정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결국 심형래 파문은 '한국형 SF 블록버스터의 세계 진출'을 꿈꿨던 한 영화사의 몰락을 넘어, 과열된 열망에 도취되어 눈 가리고 귀 막은 채 '판타지에 올인'했던 한국 영화계의 지원·투자 풍토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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